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기본적인 사전지식도 하나없이, 자기가 만드는 신문은 보는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낯뜨거운 질문들을 해대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취재원을 내려보며 인심쓰듯이 글을 써대는 그들이 몹시 불쾌했다.
기자라는 직업을,
기사를 발굴하고 양성해 대중적인 인기마저 부추기는 무슨 연애기획사 직원같이 생각하거나, 바쁜 세상에서 더 바쁘게 돌아가는, 조금 더 기름칠 잘된 톱니바퀴 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하는 불신으로 가득차버렸다.
서로의 눈을 보며 이야기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지금 나를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마련이다. 그런 상대방이 앞에 있다면 마음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못했던 진실, 아프고 고통스런 기억일지라도 진심어린 대화를 통해 편안해지고 용서하게 되고 또 사람들과 기억들과 화해하게 된다. 인터뷰라면 적어도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게 아닌가.
'지승호'라는 인터뷰어를 알게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데, 막 학교생활을 정리하던 때였던 것 같다. 당시 인터뷰 위주의 매체를 고민했었기에 슬쩍 관심이 생겨 사게 된 책이 바로 '마주치다 눈뜨다' 였다. 퍽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진솔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대화를 풀어내는 그의 숨은 노력이 보였던, 내용에 대한 논쟁을 떠나 취재원을 위해 수백개의 질문을 준비하고, 그들의 작품을 다시 보고, 펴낸 책을 읽어가며 인터뷰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책이었다.
대화다운 대화, 진심어린 이해에 대해 다시금 고민을 던져주는 지승호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기사를 무슨 폭로대회 줄거리 요약쯤으로 생각하는 기자분들은 이번에 출간된 그의 10번째 인터뷰집 '금지를 금지하라' 를 꼭 한번 사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당신의 진심을 이해한다"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참 가치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 필름2.0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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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니 내가 기자들에게 일종의 우월감이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에서는 계속 매체에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으니 감정적으로 부딪쳤던 경험때문일 수도 있고, 아침저녁으로 신문이며 뉴스에서 보게되는 되먹지 못한 기사들에 대한 분노가 내면화된 것일 수도 있다. 암튼 이상하게 젤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들이다. 물론 인상깊은 기자가 한 명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기자' 또는 '언론인'이 되겠다는 후배들을 말리고 싶은 이유중에는 어쩌면 기자가 가지고 한계에 대해 느껴볼 기회가 있었고, 개인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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